과학

원자씨, 사용후핵연료를 부탁해

해삐해삐해삐 2020. 7. 18. 16:01

원전에서 사용하는 핵연료는 원자로에서 3년쯤 태우면 수명을 다하기 때문에 밖으로 빼내는데 이를 '사용후핵연료'라고 부릅니다.

핵연료를 원자로에 집어넣기 전에는 우라늄 뿐이었지만 3년간 타는 과정에서 우라늄 원자가 쪼개지거나 중성자를 흡수해서 무려 160종이 넘는 새로운 원소들이 생겨납니다.

그중에는 매우 강한 방사선과 높은 열을 내고 반감기도 수만~수십만년에 달하는 원소들이 포함돼 있어 사용후핵연료는 매우 위험한 물질입니다.

 

또한 사용후핵연료에는 96%에 달하는 우라늄이 타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어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깝습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가동 중인 대부분 원전은 핵연료에 4% 남짓 포함된 우라늄-235만 핵분열을 시킬 수 있어서 96% 가량의 우라늄-238은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사용후핵연료가 '쓰레기'이자 '자원'의 두 얼굴을 띠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용후핵연료에서 유용한 성분을 뽑아내 재활용하면서 폐기물의 양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바로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기술입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섭씨 500도가 넘는 높은 온도에서 액체 상태로 녹인 소금에 사용후핵연료를 넣고 전기를 걸어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원소들의 전기화학적인 특성 차이를 이용해서 분리해내는 기술입니다.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을 통해 사용후 핵연료에 포함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해낼 수 있는데, 특히 플루토늄은 넵트늄, 아메리슘, 큐리움 등 몇몇 원소들과 섞인 채로만 추출하도록 공정을 설계했기 때문에 플루토늄 단독 분리가 불가능한 게 특징입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추출해낸 우라늄과 플루토늄 혼합물을 개발 중인 제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SFR)의 연료로 재사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독성이 매우 강하고 반감기도 무척 긴 원소들이 중성자를 맞고 깨져서 독성과 반감기가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 파이로프로세싱 공정은 세슘, 스트론튬처럼 높은 열을 내는 원소들을 따로 모아 처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서 전체적으로 사용후핵연료의 열과 독성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홍보물은 지식도 쌓고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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