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덕수궁
정관헌
해삐해삐해삐
2020. 7. 24. 10:35
전통 건축과 서양 건축의 조화
정관헌은 그 이름처럼 궁궐 후원의 언덕 위에서 '조용히 궁궐을 내려다보는' 휴식용 건물이다.
위치도 함녕전 뒤에 자리 잡고 있어, 전통 궁궐에서 후원의 정자 기능을 대신하는 건물이라 할 수 있다.
1900년경 러시아 건축가 사바친(A. I. Sabatin)이 한식과 양식을 절충해 설계한 건축물이다.
기단 위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인조석 기둥을 둘러서 내부 공간을 만들었고, 바깥에는 동 · 남 · 서 세 방향에 기둥을 세운 베란다가 둘러쳐 있다.
흥미로운 것은 석재를 기본으로 하는 서양식 기둥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기둥 상부에 청룡과 황룡, 박쥐, 꽃병 등 한국 전통 문양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고종황제는 정관헌에서 커피를 마시며 외교 사절들과 연회를 즐겼었다고 한다.
커피와 고종 독살미수 사건
고종은 1896년 아관파천 때 러시아공사관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맛보았는데 경운궁으로 환어한 뒤에도 그 맛을 잊지 못해 계속 즐겼다.
1898년에 커피와 관련된 고종 독살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김홍륙이란 자가 하수인을 시켜 고종과 황태자가 즐겨 마시는 커피에 독을 넣은 것이다.
김홍륙은 역관 출신으로 아관파천 때 고종의 눈에 들어 승승장구했으나 통역을 빙자해 국정을 농단한 것이 발각되어 유배형을 받았는데 이에 앙심을 품고 이러한 일을 저질렀다.
다행히 고종은 입에 품었던 독차를 뱉었지만 이미 한 모금 마신 황태자(뒤의 순종)는 그것을 토했음에도 그 여독으로 많은 고생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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