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태양, 왕세자의 거처
왕세자는 새로 떠오르는 해처럼 왕위를 이을 사람이기에 내전의 동쪽에 거처를 배치하고 이를 동궁이라 불렀다.
서쪽의 자선당은 세자와 세자빈이 거처하던 내전이고, 동쪽의 비현각은 공부를 하며 정무도 보던 외전에 해당한다.
남쪽의 춘방 터에는 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던 시강원이, 계방 터에는 의전과 경호를 담당하던 익위사가 있었으며, 그 주위에는 부속 관청들이 있었다.
조선 초에는 동궁이 궁궐 밖에 있었으며, 궐 안에 동궁전으로 자선당을 짓기 시작한 것은 1427년(세종 9)이다.
몇 차례 소실을 거친 뒤 임진왜란 때 완전 소실되어 1867년에 재건된다.
일제가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라는 박람회 개최를 핑계로 1914년에 동궁 일대를 완전히 철거했다.
이 건물들은 1999년에 복원한 것이다.
나라 밖 여행을 다녀온 수난의 자선당
경복궁의 많은 건물들은 일제시대에 철거되었고, 자선당을 비롯한 일부 건물들은 일본인에게 팔려가기도 하였다.
자선당은 경복궁 철거에 앞장섰던 오쿠라가 빼돌려 자기 집 정원으로 옮긴 뒤 '조선관'이라는 이름을 붙여 사설 박물관으로 사용했다.
1923년 관동대지진으로 이 건물은 불타 없어지고 기단과 주춧돌만 남은 자리에 오투라호텔이 들어섰다.
이 호텔 정원에 버려져 있던 돌들을 1993년에 김정동 교수가 발견하여 노력 끝에 다시 경복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화재로 인해 이미 상해 버린 돌들은 자선당 복원 때 쓰이지 못하고 건청궁 동편 녹산 한쪽에 놓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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